4.48

사이코시스 



사라케인 작

  각 행/마침표/쉼표 등은 원작을 따랐음. 원문 자체가 계속해서 줄줄줄 이어지는 의식의 흐름이라 굳이 문장을 끊지않고 줄줄 이어서 번역함.




    (아주 긴 침묵)

    - 하지만 넌 친구들이 있잖아.


    (긴 침묵)

    넌 친구들이 많아.

    넌 어떻게 네 친구들이 너를 도울 수 있게 만들어?

    (긴 침묵)

    넌 어떻게 네 친구들이 너를 도울 수 있게 만들어?

    (긴 침묵)

    어떻게?


    (침묵)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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마음 속 천장 가까이에 있는 어두운 연회장 그 속에 있는 견고한 의식 그곳에 한 줄기 생각의 빛이 비칠 때 바닥은 마치 수만마리의 우글거리는 바퀴벌레들이 한번에 움직이는 듯 움직인다 그것들이 지금껏 누구도 말한적 없는 진실을 만들어내는 그 순간 몸은 그것을 따라잡지 못한다


    나는 모든것이 폭로되는 밤을 보냈어.

    내가 어떻게 다시 말할 수 있을까?


스스로 양성애자라고 믿던 여자는 흘러넘치는 현실이 방을 가득채우고 있는 것을 발견하고 그 악몽에서 깨지 않게 해달라고 간절히 바랐다


    모두 거기에 있었어

    마지막 한 사람 까지

    그리고 내 이름을 알고 있었어

    내가 그들이 앉은 의자 등받이를 딱정벌레처럼 허둥지둥 기어 도망칠때


그 빛을 기억해 그리고 그 빛을 믿어


영원한 어둠이 오기 직전 찰나의 순간


    절대 잊게하지마


난 슬퍼


난 미래에 대한 희망이 없어 그리고 그건 나아질 수 없어


난 모든것이 지루하고 불만족스러워


난 완전히 실패한 인간이야


난 죄인이야, 난 벌을 받아야해


난 자살하고싶어


난 예전에 울 수 있었어 하지만 지금은 눈물도 흘릴 수 없어


난 타인에 대한 관심을 잃었어


난 결정할 수 없어


난 먹을 수 없어


난 잘 수 없어


난 생각할 수 없어


난 나의 외로움, 두려움, 역겨움을 극복할 수 없어


난 뚱뚱해


난 글을 쓸 수 없어


난 사랑할 수 없어


내 형제는 죽어가, 내 연인도 죽어가고, 난 그 둘을 죽이고있어


난 내 죽음을 요구한다


난 약물치료가 끔찍해


난 사랑을 나눌 수 없어


난 떡칠 수 없어


난 혼자 있을 수 없어


난 누군가와 함께 있을 수 없어


내 엉덩이는 너무 커


난 내 성기가 싫어





4시 48분

절망이 찾아올때

난 목을 맬거야

내 연인의 숨소리에


난 죽고 싶지 않아


난 절망적이었지 내가 자살을 결심함으로 내 삶의 끝이 정해졌다는 사실때문에


난 살고싶지 않아


난 잠든 연인을 질투하고 그의 무의식을 지켜줘


그가 잠에서 깨면 그는 수많은 생각들로 잠 못든 나를 약을 먹어 또박또박 말하는 나를 부러워할거야


난 올해 나를 죽음에 맡겨버렸어


어떤 사람들은 이것을 방종이라고 부르고

(그들은 운이좋아 이게 사실이란것을 모르니까)

어떤 사람들은 이것이 곧 고통이라는 간단한 사실을 알게될거야


이렇게 난 정상이 되어가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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100   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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        42

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   21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28

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12

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7
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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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렇게 길진 않았어, 난 거기 오래있지 않았어. 하지만 쓴 블랙커피를 마시면서 난 약 냄새를 맡아 오래된 담배 연기 속에서 그리고 그곳에서 무언가가 나를 만지지 2년 전에 생긴 상처가 송장처럼 입을 벌리고 오랫동안 묻어뒀던 수치심이 역겹게 썩어가며 비탄속에 고개를 들어.


내 고통을 망연히 바라보기만하는 무표정한 얼굴들로 가득 찬 방, 그러니 거기엔 분명 의미가 결여된 사악한 의도가 있을거야


   이 박사 그리고 저 박사 그리고 언제나 놀래키기 위해 갑자기 불쑥 들이닥치는 이건 뭐지 박사. 뜨겁게 타오르는 낙담의 터널 안에서, 내 굴욕감은 완전해져 마치 내가 이유없이 몸을 떨고 말을 더듬고 내 ‘병’에대해서 할말이 없는것처럼 어쨌든 난 내가 죽을거라는것 이외의 다른 사실은 없다는 것을 알거든. 그리고 나는 머릿속에서 들리는 이성의 부드러운 목소리에 꼼짝도 못할거야 그 소리는 내 몸과 마음이 객관적으로 하나가 되는 현실이 있다고 말해. 하지만 난 여기 없어 있었던 적도 없어. 이 박사가 기록하고 저 박사가 동정하며 웅얼거리지. 날 지켜보고, 판단하고, 내 피부에서 새어나오는 실패한 불구자의 냄새를 맡고, 내 너덜거리는 우울증과 바닥이 보이는 공포가 나를 집어삼켜 난 세상을 향한 두려움에 떨어 그리고 난 궁금해 왜 다들 웃으면서 나를 바라보는지 마치 내 수치심에대해 비밀스러운 무언가를 알고있다는 듯이말이야.

수치 수치 수치

네 수치심에 빠져죽어 씨발



속을 알 수 없는 의사들, 예민한 의사들, 괴상하고 난해한 의사들, 딱 봐도 환자들이랑 떡이나 칠거같은 의사들이 똑같은 질문을 던지고, 내 입에 정해진 답변을 억지로 집어넣고 타고난 고통에 약물을 주입해 내가 너에게 소리지르고싶을때까지 서로가 한 짓을 감춰주지, 유일하게 나를 진심으로 만져준 의사는, 내 눈을 들여다보고, 새로 판 무덤에서 꺼내온 내 괴상한 농담에도 웃었어. 내가 머리를 밀때 놀리기도 하고. 나한테 잘 어울린다고 거짓말도 해줬어. 거짓말도 해줬어. 나한테 잘 어울린다고 말했어. 난 널 믿었어, 난 널 사랑했어, 그래 날 아프게 하는건 널 잃었다는 사실이 아니라, 네 뻔뻔한 거짓말 좆같은 거짓말 너의 쇼.


너의 진실, 너의 거짓말, 내것이 아닌.


내가 넌 다르다고 믿는 동안에 그리고 어쩌면 너는 나와 함께 할 수 있을거라고 가끔 네 얼굴이 머릿속을 스치면서 폭발할듯 할때, 넌 니가 한 짓을 숨기기 바빴지. 다른 모든 멍청한 년들처럼.


내가 느끼기에 그건 배신이야. 그리고 내 마음은 이 모든 혼란스러운 파편들의 주인공이지.


어떤것도 내 분노를 없앨 수 없어.


그리고 어떤것도 내 믿음을 다시 세울 수 없어.


이건 내가 살고싶은 세상이 아니야.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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  • 텍스트 9,212 공백 제외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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